팀플은 좀 더 공격적일 필요가 있다.
재학하는 4년 동안, 그리고 실무를 맡으면서 경험했었던 수많은 팀플들에서 굉장히 공통적인 특성을 발견했는데 바로 "사린다는 것". 상대방이 공격당한다고 느낄 것만 같아서, 그리고 그와 동시에 나에게도 그 공격이 돌아올까봐 겁나서 자신의 의견을 못 내고 쭈뼛쭈뼛 굴고야 마는것이다.
이게 뭐가 문제인지는 다들 한 번 쯤 경험해 봤을 것이다.회의 딱 시작해놓고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 지 잘 모르겠고, 어색한 침묵만 감돌다가 누가 버티지 못하고 뭔가 말을 꺼내면 나머지 사람들은 아예 마이크도 캠도 꺼버린채로 있다가, 얘기 다 끝나면 딱히 동의도, 반박도 하지 않은 채로 멀뚱멀뚱...
그러고는 얘기 꺼낸사람이 "그..러면 ~~하는거 괜찮을까요?" 라고 조심스럽게 말하면, 다들 뭔가 석연치 않은 느낌의 대답으로 "아.. 예.. 뭐.." 라고 얘기하지만 마음속에는 맘에 안드는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닌채로 진행된다.
그러고는 서로 답답해서 틀어지고, 그나마 조금이라도 열정있는 한명이 어떻게든 억지로 팀플 멱살잡고 끌어나가다가 나중에 작업해오면 각자 만족하지 못하고 찝찝함을 남긴 채 "표면상으로만 평화로운" 팀워크가 완성되고, 결과물은 구멍투성이인 미완성작.. 정말 답답하기 그지없다.
나는 협력의 본질은 신뢰에서 비롯되고, 신뢰는 손을 먼저 뻗는 용기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무슨 말이냐면, 내가 먼저 상대방에게 충돌하지 않는 이상 팀원 간의 제대로 된 유대감, 그리고 서로에게 일을 믿고 맡기는 신뢰가 발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좋은 결과물을 내려면 서로를 들들 볶아야만 한다.
그렇다고 해서 감정이 상할법한 인신공격을 하라는게 아니다. 서로 시간을 정했으면 그 시간까지 해오도록 재촉하고,작업에서 맘에 안 드는 부분이 있으면 논리정연하게 말해서 발전시키고,상대가 나와는 다른 의견을 내놓으면 서로 부딪혀 토론하고!그리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상대방 의견이 더 낫다 싶으면 유연하게 "수용"하고, 자신이 뭔가를 제대로 안 해오거나 늦게해온게 있으면 즉시 사과하고 그 일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다른 사람들의 심리 속에서 당신은 "참여자"가 된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에 꼭 필요한 존재로서 마음 한 구석에서 의지 할 수 있을법한 인간이라는 생각이 피어오른다. 이게 바로 신뢰다.
일을 잘한다는 것, 프로젝트를 잘 굴러가게 하는건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이다. 상대를 배려한답시고 의견을 안내고 입을 다물고 있는건 결국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는 동료에게 더 큰 피해를 끼치는... 내가 나쁜사람될까봐, 내가 공격당할까봐 문제를 회피하는 이기적인 태도라는 것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쓸모없는 의견이라는 건 없다. 자신감을 가져라!남이 나를 미워할까봐 겁내지 말고, 실무전선에 뛰어들기 전 학교에서 나와 상대가 모두 발전하고 배워나갈 수 있는 팀플을 꼭 경험해봤으면 좋겠다.